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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한글] 5,000km 밖 인도네시아 섬마을 사람들이 '한글'을 쓰는 진짜 이유

by 알보바리에가타 2026. 7. 16.

[세계 속 한글] 5,000km 밖 인도네시아 섬마을 사람들이 '한글'을 쓰는 진짜 이유

안녕하세요! 오늘도 흥미롭고 놀라운 세상사 이야기로 찾아왔습니다. 여러분은 우리나라에서 무려 5,000km나 떨어진 인도네시아의 한 외딴섬에 우리가 쓰는 한글을 공식 문자로 사용하는 부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톤섬에 살고 있는 소수 부족, '찌아찌아(Cia-Cia)족'입니다. (많은 분들이 '쯔야쯔야' 혹은 '찌아찌아' 등으로 부르시기도 하죠.)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접점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이들이 어떻게 우리의 아름다운 한글을 자신들의 문자로 삼아 사용하게 되었을까요? 단순히 신기한 해프닝을 넘어 그 속에 담긴 인류학적 배경과 한글의 위대함을 서론, 본론, 결론을 통해 알기 쉽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말은 있지만 '글'이 없었던 찌아찌아족의 비극

이야기의 시작은 찌아찌아족이 처했던 안타까운 문화적 위기에서 출발합니다.

인도네시아는 수천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인 만큼, 국가 공식 언어인 '인도네시아어' 외에도 수백 개가 넘는 독자적인 소수 부족어들이 존재합니다. 부톤섬에 거주하는 약 8만 명의 찌아찌아족 역시 '찌아찌아어'라는 고유의 독자적인 언어(말)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이 언어를 기록할 '문자(글)'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글이 없다 보니 그들의 유구한 역사,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설화, 삶의 지혜와 고유한 문화들이 오직 구전으로만 전수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젊은 세대들이 국가 공용어인 인도네시아어(로마자 표기)만 배우기 시작하면서, 찌아찌아 고유의 언어와 정체성은 서서히 사라져 소멸할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2. 왜 수많은 문자 중 하필 '한글'이었을까?

언어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다름 아닌 한국의 훈민정음학회였습니다. 학회는 문자가 없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소수 부족에게 한글을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었고, 2008년 찌아찌아족과의 운명적인 만남이 성사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알파벳이나 아랍 문자 등 전 세계에 수많은 문자 체계가 있음에도 왜 하필 '한글'이 낙점되었을까요? 여기에는 세 가지 결정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① 한글의 압도적인 '소리 표현력'

찌아찌아어는 발음이 매우 다양하고 독특하여, 정형화된 로마자(알파벳)로는 그 소리를 온전히 담아내기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반면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여 세상의 거의 모든 소리를 적어낼 수 있는 '표음문자'입니다. 찌아찌아족 사람들이 소리 내는 독특한 발음들을 한글은 자음과 모음의 결합만으로 자로 잰 듯 정확하게 표현해 낼 수 있었습니다.

② 배우기 쉬운 과학적 원리

조선시대에 글을 모르는 백성들을 위해 만들어진 한글은 그 창제 원리가 매우 과학적이고 단순합니다. 자음은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뜨고, 모음은 천·지·인(하늘, 땅, 사람)을 본떠 만들어졌기에 문맹률이 높았던 찌아찌아족 아이들도 단 몇 주 만에 읽고 쓰는 법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③ 문화적 거부감이 없는 언어적 중립성

로마자나 아랍 문자는 서구 열강의 식민 지배 역사나 특정 종교(이슬람 등)적 색채가 짙게 묻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한글은 특정 종교나 정치적 야욕과 무관한 순수한 문자였기에, 소수 부족인 찌아찌아족이 거부감 없이 순수하게 '도구'로서 받아들이기에 최적의 선택이었습니다.

3. 우여곡절 끝에 피어난 한글 교과서와 아이들의 미소

그리하여 2009년, 찌아찌아족은 한글을 공식 표기 문자로 채택하고 역사상 최초로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교과서 '바하사 찌아찌아(Bahasa Cia-Cia)'를 펴내게 됩니다.

처음에는 예산 부족, 한국인 교사의 철수, 인도네시아 정부의 은근한 견제 등 수많은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히며 "한글 보급 사업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글을 지키고자 하는 현지 부족민들과 한국 민간 단체들의 끈질긴 헌신 덕분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현지인 교사가 양성되었고,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 한글이 정식 안착했습니다. 이제 부톤섬 바우바우시의 거리에는 한글로 된 도로 표지판이 서 있고, 아이들은 칠판에 한글을 쓰며 자신들의 모국어를 노래하고 공부합니다. 한글이 먼 이국땅 소수 부족의 소중한 문화적 유산을 보존하는 든든한 방패가 되어준 것입니다.

결론: 훈민정음의 정신이 5,000km 밖에서 실현되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실 때 가졌던 가장 큰 뜻은 "글을 몰라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어리석은 백성들을 가엾게 여기는 마음(애민정신)"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수백 년이 흐른 지금, 그 따뜻한 애민정신은 한국을 넘어 5,000km 떨어진 인도네시아 부톤섬에서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글이 없어 사라질 뻔했던 한 부족의 문화와 언어가 한글이라는 위대한 도구를 만나 새 생명을 얻은 것입니다.

찌아찌아족의 한글 사용은 단순히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뽐내는 국뽕(?) 콘텐츠가 아닙니다. 인류의 소중한 무형 문화유산인 '언어'를 보존하는 데 한글이 얼마나 인도주의적이고 실용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슴 벅찬 모범 사례입니다.

앞으로도 찌아찌아족의 아이들이 한글을 통해 자신들의 꿈과 역사를 더 널리 퍼뜨릴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오늘 이야기가 흥미로우셨다면 공감과 댓글을 남겨주세요! 한글을 쓰는 또 다른 세계 속 이웃들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의견 남겨주시기 바랍니다.